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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: Sr.Columban 등록일: 2013-04-11 19:09:10 댓글: '0' ,  조회 수: '2159'

이 글은  페루 선교중인 마르띠나 수녀님 편지입니다.

(답글로 수녀님을 응원 해 주세요!!!)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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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에르마나(수녀님), 기사님이 …….” 깔멘이 말을 얼버무리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.
“기사님이 왜, 또?” 집으로 돌아갈 마지막 순간까지 혈압 올리는 태도가 분명하다 싶어 보기도 전에 화가 오르기 시작한다. 버스를 내려서 운전석 문을 등지고 서 있는 기사 쪽으로 갔다.
기사님은 나를 보자 “지금 4시 30분, 출발시간 30분이 늦어 와이깐 도착 시간이 늦어지니 돈을 올려줘야 합니다! 하지 않는가. 그러면서 부른 값이 합의한 버스 대여 비에 25%나 더 붙인 금액이다. 이를 안 주면 마치 이 버스는 안 움직인다는 식의 “배 째”라는 태도다.
하루 종일 속 끓이는 일만 해놓고도 모자라 아이들을 담보로 돈을 더 내라니, 이런 치졸한 수를 쓰면서까지 돈 몇 푼 더 얻으려는 자신의 모습에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어보였다.
“기사님도 오늘 아침 30분 늦었고, 길을 몰라 헤매는 바람에 아이들 프로그램을 망쳤으니 나도 이 금액을 다 까겠습니다! 하니 오리발에 영락없는 칼자루 쥔 사람의 기세다. “내가 어쩌다 오늘 이런 인간을 만났나! 속에서 다시 열불이 올라온다.

“수도 리마 소풍” 우리 공부방 아이들이 설레며 손꼽아 기다려 온 날이었다. 153명이나 되는 아이들 명단에서 출석률이 좋은 아이들 35명만을 선정해 이 소풍에 참석시켰다. 그리고 아이들을 5그룹으로 나누어 5명의 엄마들을 봉사자로 뽑아 하루의 안전을 돌보게 하니 직원과 나를 포함하여 43명이 화려한 소풍을 한 셈이다.

아이들은 공지된 시간인 아침 8시 출발시간보다 훨씬 전부터 와서는 기대에 부푼 얼굴로 공부방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출발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. 그러나 늘 그렇듯 시간 개념 없는 어른들과 예약된 버스가 늦어진다. 이를 예상해 30분을 기다리는 시간으로 넣지만 버스 운전사는 한 술 더 떠 버스 청소를 해야한다하니……. 부인이라 소개한 조수가 청소를 하는 동안 기사님께 운전사용으로 준비한 소풍 일정표와 리마시 지도를 펴 보이며 오늘 방문지와 연결된 주요도로 등등 필요한 설명과 함께 하루를 부탁하며 8시 50분에서야 출발을 했다.

출발과 함께 오늘 하루 안전을 위해 다함께 기도를 한 후 첫 방문지인 “국립 박물관”으로 향했다. 차안에서 이어지는 흥에 찬 노래와 게임들은 아이들을 한층 더 즐겁게 하는 듯 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환희에 찬 비명에 나도 덩달아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.

아뿔싸 “기사님, 지금 어디로 가는 겁니까?” 아이들과 같이 노래를 부르는 사이 버스는 이미 우리가 가야 할 길을 크게 벗어나고 있었다. 박물관은 고사하고 오늘 프로그램하곤 전혀 관련이 없는 남미 횡단 도로인 “빠나메리까나” 북쪽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.
“박물관으로…….” 지금 박물관하곤 정 반대로 가고 있다고 하니, 적반하장, 내가 알아서 한다고 버럭 화를 내기 시작이다. 잘못을 해 놓고 화를 내다니, “화”로 기선을 제압하려 든다 보여  오늘 하루가 쉽지 않겠다는 예감이 들었다.

이대로 가다간 오늘 일정이 다 엉망이 될 듯싶어 “기사님,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방문지가 대통령 궁이니 그리로 먼저 갑시다!”하니 이 길로 박물관을 갈수 있다고 퉁퉁대며 말도 안 되게 우기기 시작한다. 이리 황당한 상황에 있다니 기가 막혀 화도 안 나온다.  나 역시 한 화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앞에서 화는 낼 수 없고 기사님을 겨우 설득하여 대통령 궁 가는 길로 차를 돌렸다. 그런데 아이고 머리야, 신호등에 설 때마다 대통령 궁이 어디에 있는지를 다른 차 기사들한테 묻기 시작한다. “기사님, 제가 정확히 앎이다. 조금 더 가면 다리 건너 첫 번째 신호등에서 좌회전 틀어 들어가세요.”해도 듣지를 않는다. 꿀 먹은 벙어리마냥 앉아 있는 부인에게 남편 좀 도우라고 연거푸 지도를 보이며 설명을 해도 반응이 없다.  이 사람들한테 정말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. 왜, 이런 반응을 하고, 이유가 뭔지? 지도거부, 길 이정표 무시, 나의 길 안내에는 화. 승질 같아선 둘 다 창문 밖으로 던져 버리고 싶었다. 이 사람들은 리마의 기본도로도 모르면서 우리와 길을 나선 것이 분명했다. 면허 없이 운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경찰 말이 생각나 갑자기 끔찍한 생각까지 든다. 정말 버스 운전면허가 있는 사람인가? 상상도 할 수 없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. 돈만 있으면 차를 사서 대중교통용으로 운행을 할 수 있는 곳이 페루라 무면허버스 운전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.

  순간 아이들 쪽을 바라보았다. 아이들은 총 책임자인 내가 겪는 어려움과 상관없이 수도 리마로 소풍 나온 이 하루가 마냥 즐겁고 신나기만 한지 끊임없이 재잘대고 웃어댄다. 생에 처음으로 리마를 나와 보고 박물관과 대통령 궁을 보고 바닷가에 앉아 점심을 먹고 놀이를 할 것을 생각하는 아이들의 눈엔 벅찬 기대감과 즐거움만이 가득해보였다. 굳어진 내 얼굴을 보면 아이들이 불안해 할까싶어 웃는 얼굴로 “여러분, 지금 사정이 생겨 박물관이 아닌 대통령 궁을 먼저 방문합니다. 깔멘 선생님의 대통령 궁에 대한 설명 잘 들어보세요.”하며 타는 속을 감추며 변경 사항을 공지 했다.

아이들이 대통령 궁이 위치한 플라자에 내린 후 기사님께 지도를 보이며 통과할 주도로와 방문 할 곳을 다시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. 난 여전히 내 상식대로 갔고 기사님도 여전히 짜증 섞인 소리에 듣고 싶어 하지 않는 태도다. 지금 누가 화를 내고 짜증을 내야 할 상황인데…….

이후 모든 일정이 불 보듯이 훤한, 길 위에서 헤매는 시간이었다. 기사님은 끊임없이 길을 묻고, 차를 돌리고, 빼고, 다시 또 길을 묻고를 반복했다. 이 덕분에 전혀 모르는 길을 통해 바닷가가 아닌 바다가 보이는 공원에서 우리 45명은 아주 늦은 점심을 했다. 아이들은 끊임없이 “수녀님, 바닷가로 내려가요, 나 바다로 내려갈래요.”하며 산마을 산등성이를 오르내리던 실력이라도 발휘해볼 태세들이다. 기사님은 이 소리를 다 들었으면서도 “미안하다”는 말 한마디 안한다.        
집으로 돌아갈 4시가 되면서 차에 오르라는 공지를 했지만 “수녀님, 조금만 더 있어요.”하며 요리조리 도망 다니는 아이들을 겨우 붙들어 차에 다 태우고 인원점검을 하고나니 4시 30분이다.
“기사님, 좀 늦었지만 이제 출발하지요!”

출발시간 30분이 늦어 돈을 더 올려야 차가 움직인다니? 협박 같은 이 말을 하는 운전사의 몰염치에 하루 종일 참았던 화가 급기야 폭발을 했다. 기사님은 칼자루 쥔 사람의 여유까지 보이며 따지고 드는 내가 하나도 두렵지 않다는 태도다. 화가 올라와 스페인어가 더 엉망이 되는 터라 선생님들한테 기사를 맡기고 난 차 뒤로가 화를 달래야했다. 그러나 이 기사님은 조준된 돌 한방에 당신이 기절 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 못했던 것 같다.
난 다시 기사 쪽으로 갔다. “전 기사님한테 1솔(페루 화폐단위)도 더 줄 수 없습니다. 나머지 계약금을 다 받는 조건으로 우리와 같이 와이깐으로 돌아가든가 아니면 나머지 계약금을 못 받고 부인이랑 둘이 빈차로 돌아가든가 결정하세요. 계속해서 돈을 더 요구 한다면 우리는 여기서 각 그룹별로 택시를 타고 와이깐으로 돌아가겠습니다. 택시비는 있어도 기사님께 더 줄 돈은 없습니다.” 그리곤 아이들과 엄마들을 가방과 짐을 들고 버스에서 내리게 했다.

우여곡절 끝에 그 버스로 간신히 모두 집으로 돌어왔다. 공부방에 들어와 운전사한테 나머지 버스 대여 비를 건네면서 “Gracias! 라는 인사치레 식 감사의 말조차도 안했다. 돈을 흰 봉투에 넣을 때 느껴졌던 씁쓸함과 감정적으로 뭔가에 호되게 휘둘려 하루를 보낸 듯한 기분은 오랜 시간 마음 언저리에서 의미 모를 불편함으로 자리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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